安 "정책별 공과 있어…핵문제 성과없는 점 냉정히 파악해야"
李, 공동선대위원장 맡기로…정체성 논란 본격 점화
李 "몇몇 우려 해소됐다"…정동영 합류 불투명해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17일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국민의당에 공식 합류했다.

하지만 이 교수가 첫날부터 "햇볕정책은 실패했다.

대북정책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등 발언을 쏟아내고 안철수 대표가 진화에 나서는 등 최근 당의 대북노선을 두고 제기된 '좌클릭' 논란 등 정체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어느 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개혁에 대한 이론과 실전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보석 같은 분"이라며 이 교수의 영입을 발표했다.

이 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면서 당 선대위는 김한길 상임 위원장을 필두로 안철수·김한길 위원장을 포함해 4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확대됐다.

이 교수는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며, 2014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비대위원장으로 영입이 추진됐으나 당내 반발에 좌절됐다.

이달초 국민의당 창당 당시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이후 정동영 전 의원 영입설과 당의 대북노선에 대해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며 합류를 미뤄왔다.

이 교수는 '정동영 영입설에 불만을 제기하고 당 노선을 비판하다가 전격 합류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니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 당의 비전과 방향을 새롭게 정립할 것으로 믿었다.

우려했던 몇 가지 부분이 해소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역대 정부가 다 실패했다.

노태우 정부 때 비핵화선언 실패하고, 김영삼 정부 때 제네바합의 실패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햇볕정책 실패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비핵개방 실패했다"며 "국민의당은 그 부분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인도적 포용정책은 소중한 결실"이라면서도 "북한이 핵을 개발한 부분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시험중인 것은 세계 평화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대표가 나서서 "어떤 정부 정책도 100% 성공이나 100% 실패는 없다.

공과가 있다"며 "핵 문제에 대해 성과를 얻지 못한 부분을 냉정히 파악해서 성공한 부분은 계승하고 실패한 부분은 반복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연장선에서 개성공단 폐쇄 문제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일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때 대북정책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교수는 "포용정책이 전혀 의미없다는 뜻이 아니다.

인도적 포용정책과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며 "북한 핵 개발을 막지 못한 점에서 한계가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천 방침에 대해선 "처음 생긴 정당이고 창업공신이 있으니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으로선 지지부진하던 외부 인사 영입의 '물꼬'를 트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는 동시에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이 교수의 합류로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