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유해·환경오염 우려 등 고려"…주로 북쪽 상공 지향

한미 양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할 경우 사드 포대는 산과 같은 고지대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통제레이더 등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전자파가 도심 거주지역에 피해를 주고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15일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한국의 (산악) 지형적 특성을 고려할 때 산과 같은 고지대에 설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과 같이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 사드를 저지대에 배치할 경우 주변의 산과 언덕에 가로막혀 레이더 빔을 멀리 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드를 높은 산과 같이 인적이 드문 곳에 배치하면 레이더 전자파가 지역 주민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하기 위해 레이더 빔이 보통 지표면과 수십도의 각을 이루도록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종말모드 사격통제 레이더(TM)는 적 미사일이 하강하는 종말 단계에서 사드의 요격미사일을 유도하기 위해 주로 상공을 지향하기 때문에 레이더 빔과 지표면의 각이 클 수밖에 없다.

TM 레이더의 빔과 지표면의 각은 5도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주한미군이 운용할 사드의 TM 레이더도 북쪽 상공을 향해 지표면과 수십도의 각으로 빔을 발사하게 된다.

이와는 달리 조기경보용(FBM) 레이더는 적 미사일이 상승하는 단계에서 탐지하는 데 초점이 있는 만큼, 지표면과 빔이 이루는 각이 작다.

미군이 괌에서 운용 중인 사드의 TM 레이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지표면과 레이더 빔 각을 5도로 유지할 때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는 100m로 나왔다.

레이더 빔 각을 수십도로 높이면 인체에 영향을 주는 범위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사드가 TM 레이더라는 점과 고지대에서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주민이 레이더 피해를 볼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드의 TM 레이더가 지표면과 수십도 각으로 빔을 쏘더라도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 전자장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

괌에 배치된 사드 TM 레이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민간항공기는 레이더에서 2.4㎞, 전투기는 5.5㎞ 이상 떨어져야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