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 <자료사진>
1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이자 전신인 열린우리당 창당 3인방 주역인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 탈당했다.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3개월로 총선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당 징계 조치에 불복해서다.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로써 과거 소장개혁파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3인방'은 모두 '민주당'을 떠나게 됐다.

신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개혁동지인 천정배, 정동영이 당을 떠났어도 저만은 당을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당에 남아있기를 그만두려 한다"며 "당 지도부와 윤리심판원은 저에게 장발장이 될 것을 요구했다. 사실에 눈감고 저에게 당을 위한 정치적 희생물이 돼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탈당과 함께 20대 총선 출마 입장을 밝히며 "장발장이 되길 거부한다.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당 징계에 대한 불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신 의원은 지난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의 졸업시험 성적이 커트라인에 미달하자 대학원장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신 의원이 학교에 찾아가 “재고해 달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 의원은 "이제는 당의 대표도 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여부를 살피지 않고 외부 인사에 넘겨 버렸다.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이제 국회의원들은 외부의 등급평가에 목매다는 옹졸한 처지에 처해졌고, 소위 신진인사들은 선배 국회의원들을 기득권으로 매도하며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신진 인사를 비판했다. 대표적인 당 신진인사이자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인 금태섭 변호사가 신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이로써 이번 강서갑 총선은 신 의원의 출마 강행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른 3인방인 천정배 의원은 현재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에 합류해 당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광주 공천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4·29 보궐선거에 민주당 텃밭인 광주서을에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동영 전 의원은 지난해 4·29 관악을 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뒤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 중이다. 이번 총선에서 전주 덕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았으나 국민의 당 합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