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본선 경쟁자 두고 '링 밖' 홍 지사 공격…무상급식 민심 공략 본선 동시 겨냥한듯

경남 창원성산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경쟁 후보는 놔두고 연일 홍준표 경남지사를 공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일 서울 노원병 대신 창원성산을 선택한다고 밝힌 노 예비후보는 지금까지 3차례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이 가운데 정리해고 제한법 발의를 빼면 모두 홍 지사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비리 문제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원인 제공자와 소속 정당에 비용을 청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소 생뚱맞기도 했지만 '성완종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 지사를 향해 "총선과 보궐선거를 함께 치러 예산을 아끼도록 3월 13일까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선 정부·지자체가 무상급식을 책임지도록 명문화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역시 무상급식을 지원을 끊은 홍 지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그는 이 법안을 가칭 '홍준표 방지법'이라고 불렀다.

언뜻 보면 노 전 의원이 마치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처럼 보인다.

노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이기려면 우선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주관하는 진보후보 단일화를 거쳐야한다.

2단계로 야권 단일화 산을 넘어 본선에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을 꺾어야한다.

진보 단일화엔 손석형 전 도의원이 버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허성무 지역위원장이 "우리는 우리길을 간다.

야권 단일화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2단계를 모두 통과한다고 해도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성문을 굳게 닫고 수성의지를 다지고 있다.

강 의원은 야권 후보 분열 속에 어렵게 당선된 만큼 재선 고지를 향해 조직을 도내에서 가장 튼튼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모를리 없는 노 전 의원이 야권 내부 예선 경쟁자나 여당의 본선 상대를 제쳐놓고 경기장 밖에 있는 홍 지사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정의당 측은 노 후보가 홍 지사에 각을 세우는 최근 행보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최근 창원성산지역 유권자 의식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유권자의 1/3가량이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은 잘못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다른 선거구보다 나이가 비교적 젊어 자녀가 초·중·고교생인 경우가 많은 유권자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노 후보가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 무상급식에 비판적인 유권자를 잡으려고 링 밖의 홍 지사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창원성산의 경우 무상급식 중단이 이슈화되기 전인 2014년 6·4 지방선거 때만 해도 야권 도지사 후보 지지도가 더 높긴 했다.

홍 지사는 경남 전체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를 22.8% 포인트 차로 꺾었다.

그러나 창원성산에선 김 후보가 47.58%를 득표해 46.03%를 얻은 홍 지사를 앞섰다.

지역구 특성상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돼 여야 1대 1 구도가 된다면 야권에서 누가 나오든 '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 전 의원은 한 술 더 떠 홍 지사란 경남의 '정치 거물'을 공격하는 모습을 통해 '경남에서 홍 지사와 맞설 정치인은 노회찬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경쟁자인 손석형·허성무 후보가 우선 예선 승리를 위한 내부 결속과 경쟁자 공격에 나서는 전술을 편다면 노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먼저 키우면서 예선 공략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편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창섭 정의당 경남도당 대변인은 "야권에선 홍 지사가 '경남의 최대 걱정거리'여서 공약을 만들때 노 후보가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는 지역 공약도 내겠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