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서양협회·바이에른주정부 공동주최 토론회 기조연설

윤병세 외교장관이 예측불허 북한정권의 끝없는 도발에 국제사회가 "무관용"(zero tolerance)을 보여야 할 때라며 파트너 국가들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 장관은 연설 후 기자와 만나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무관용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례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국제기구를 상대로 대북 제재를 촉구하기 위해 독일을 찾은 그는 11일 저녁(현지시간) 독일대서양협회와 바이에른주정부가 공동주최한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영어로 한 15분 분량의 연설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무시한 잇단 도발 행위를 이란의 핵 야망 포기 및 제재 해제와 대비한 뒤 "이들 반복되는 도발과 유엔 안보리의 권위에 대한 지속적 도전은 유엔회원국으로서의 북한의 자격을 의심하게 만든다"고도 했다.

윤 장관은 "평양정권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의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고 북한의 리더(김정은)는 최근 핵 타격을 실행할 수 있는 핵 능력의 질을 계속 증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북한의 이런 행태를 대하면 전세계는 북한의 핵 협박에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의 메시지는 명료하다"고 전제하고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은 우리 모두에 명백하고도 당면한 위험이자, 누구도 이것의 파괴력에 미치는 범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한 뒤 자신의 '끝장 결의'를 강조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법을 무시한 북한 정권의 행태를 두고 "전례없는 상습적 위반자"라고도 비난하고 이날 행사의 성격을 고려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 파트너국가들의 대북 제재 공조를 촉구했다.

윤 장관은 "북한은 금세기 핵 실험을 한 유일한 국가로서 나토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노력에도 반하는 행위를 또한 지속하고 있다"며 나토와 유럽국들이 공조에 나서야할 근거로 들기도 했다.

그는 특히 "예측불허의 북한정권에 의한 테러리즘 발호, 폭력적 극단주의, 그리고 핵무기의 발전으로 인해 핵 테러리즘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닥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인권 참상과 함께 이른바 '북한 문제'가 가진 위험성을 부각시켰다.

윤 장관은 따라서 "북한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가해 이란처럼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하게끔 해야 할 시기"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 의지를 재확인하고 평화는 자유와 마찬가지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과거 발언을 옮기는 것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7월 하순 열려온 이 토론회는 올해 처음 뮌헨안보회의 부대행사로 기획돼 각 국 국방, 외교, 정치 분야 인사 약 200명이 함께했다.

(뮌헨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