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낙향후 첫 현안 언급…"냉전상황 돌아가는 무모한 처사
"김정은 정권도 핵·미사일이 정권 지켜주지 못한다는 점 깨달아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1일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대해 "정부는 중단 결정을 철회하고 6자회담 당사국 등 긴밀한 국제공조의 틀을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편으론 실효성있는 국제제재를 강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근본적 해법을 찾는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며 간혹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로 근황을 전하긴 했지만 정치권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역대 정부의 오랜 노력으로 이룩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냉전시대 대치상황으로 돌아가는 무모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며 "그동안 무비전, 무전략, 무행동으로 북핵 사태를 방치해 왔고, 북한의 핵능력만 고도화시켰을 뿐"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자충수라고 몰아붙였다.

또 "국내정치 목적의 정략적인 대응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잘 짜여진 일련의 연속된 조치와 해법들이 절실하다"면서도 "과연 전략이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국제공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렛대는 중국"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사드배치 논의로 중국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고 국제공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것이 외교전략이고 대북정책인지 도대체 한심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결코 정권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오히려 정권을 고립시키고 북한 인민의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경남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형수(58) 전 한겨레신문 사장의 양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늘 강조했던 통일대박이 결국은 개성공단 폐쇄로 귀결됐다"며 "박근혜 정권은 경제도, 민주주의도, 남북관계도 사상 최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가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래시장을 함께 방문하는 등 외부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양산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당장은 상경할 계획이 없다.

2월 국회 상황을 봐서 서울에 갈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외부인사 영입 경남 1호인 서 전 사장은 "현실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 40년 만에 귀향을 결정했다.

40년간 서울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을 4년간 고향에서 몽땅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구 30만명을 돌파한 양산시는 현재 선거구가 한 곳이지만 2곳으로 분구될 전망이다.

더민주당에선 서 전 사장과 송인배(48) 양산지역위원장이 2개 선거구에 각각 출마할 계획이다.

(서울·양산연합뉴스) 최병길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