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 한·미·일 등이 그간 대북 제재를 강화할 때마다 북한은 원유와 생필품, 외화를 중국 러시아를 통해 공급받았다. 이로 인해 제재 효과는 상당히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대외 무역의 90%와 원유 수입의 10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관세청은 2014년 1월 이후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전혀 없다(0)’고 집계하고 있지만 한·미 당국은 중국이 여전히 매년 50만t 이상의 원유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과 맞닿은 국경을 폐쇄해 관광, 무역, 인적 교류를 끊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중국에서 식당을 운영하거나 물자를 거래하고, 노동력을 공급해 벌어들이는 외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지난 8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북한의 독자적인 행동에 언짢아하면서도 북한에 원유와 무기, 사치품 공급을 끊는 식의 제재를 주저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도 7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중국의 책임은 과장해서 말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중국과 함께 UN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부쩍 소원해진 북한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는 최근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 원유를 제공하는 한편 북한과의 철도·송전망 연결, 가스관 부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그 대가로 채굴권이나 현물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사회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 관계인 중국 러시아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