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당일 김장수 대사 중국 외교부 방문한 듯…대북소식통 "빈손 귀국 가능성 커"
리수용·김계관 등 '북핵라인'과 연쇄접촉…"발사 자제 요구했지만 확답 못 받은 듯


북핵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방북을 마치고 4일 귀국하면서 "해야 할 말은 했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방북한 우 대표는 이날 베이징(北京)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우 대표의 말은 북한에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뚜렷한 답을 받진 못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우 대표가 귀국한 당일 한국 측에 방북 결과를 '디브리핑'(사후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4일 저녁 김장수 주중대사의 관용차가 중국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를 두고 우 대표가 직접 김 대사와 만나 방북결과를 한국 측에 설명하면서 향후 북핵 및 북한문제에 대해 한·중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 대표가 한국 측에 어떤 설명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 대표의 방북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는 기자들 요청에 "우 대표는 방북 기간에 중국과 북한의 양자 관계 및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대답했다.

또 우 대표가 리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북한 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잇달아 회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의 '직급'(차관급)과 루 대변인의 설명으로 추론해 볼 때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의 이 같은 '미지근한' 반응은 중국이 애초 계획했던 소기의 방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우 대표 발언의) 뉘앙스를 보면 큰 성과 없이 돌아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결정 자체는 김정은이 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성격이나, 4차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한 것 등을 보면 발사를 만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지난 2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우 대표의 이번 방북은 북한이 지난달 6일 제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북한행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거의 2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추가 도발 제지보다는, 중국 스스로 다시 '군불'을 지피고 있는 6자회담 재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우 대표를 파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기구에 지구관측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과 관련, '신중한 행동'을 촉구하면서도 북한이 기어코 위성발사를 하려 한다면 "우리도 제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정부는 북한이 중국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사전통보 했는지를 묻는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계속 '함구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우 대표가 방북한 당일 '위성발사' 계획을 국제기구에 통보하며 의도적으로 우 대표의 '뒤통수'를 때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6일에는 "(중국이) 사전에 안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