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 "북한, 지역안보 영향력 증대 계산…한국 정책변화로 갈등 커질듯"

북한이 예고대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 내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국 정부가 구축 중인 '킬 체인'(Kill Chain)이 한층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국방전문 조사분석기관 IHS컨트리리스크의 앨리슨 에번스 선임분석가는 "북한은 지난달 6일 핵실험 직후 위성을 발사하면 유엔 제재 등 지역안보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렇게 예상했다.

작년 8월 남북한 포격과 1월 핵실험에 이은 미사일 발사는 사드를 포함한 한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와 한국의 북한 탄도탄 등 선제 타격·방어 체계인 킬 체인을 둘러싼 논란에 새로운 추진력을 더할 것이라고 에번스는 전망했다.

특히 그는 "킬 체인은 북한 미사일 파괴를 목표로 하고 예방적 타격도 가능한 정책"이라며 "한국 정부는 2012년 국방백서에서 적 도발의 근원뿐 아니라 도발 뒤에 있는 사령부와 지원군도 결정적으로 단호히 타격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위기상황에 대한 정책 결정의 변화는 남북한 사이의 오해나 점증하는 갈등의 위험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주 프로그램의 하나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므로 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주발사체(SLV)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군사·민간 양쪽에 적용되는 기술로 간주되고 있다고 에번스 분석가는 지적했다.

앞서 IHS는 북한의 지난달 실험에 대해 북한의 주장대로 '수소탄'이 아니라 수소 동위원소를 활용한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으며, 에번스는 이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는 또한 2012년 12월 북한의 '은하 3호' 발사도 언급하면서 "당시 북한은 위성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사실은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번스 분석가는 "북한은 당연히 이를 바로잡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미사일 체계의 발전을 위한 그다음의 기술적 단계는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수 있는 재진입체(RV)를 실어나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북한이 미국까지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한 탄두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강한 암시를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