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요지에서 귀향인사-시장서 108배…'저인망식' 얼굴알리기
발바닥 모양 명함·LED 어깨띠…이색 아이디어 '만발'


4·13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6일부터 닷새 간 이어지는 설 연휴 민심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명절 이후 본격 펼쳐질 예비 경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이번 연휴가 인지도를 높일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제수와 선물을 장만하려는 인파가 마트와 전통시장에 몰려 얼굴 알리기에 좋고, 가족, 친지들이 모여 자연스레 선거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이 화제에 오르는게 중요하다.

아직 선거구 획정조차 이뤄지지 않아 '안갯속' 선거운동을 해야하지만 출마 예정자들은 너나없이 자신의 얼굴과 정책, 비전을 알릴 수 있는 톡톡 튀는 '명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한복 입고 장보기·복주머니 모양 홍보판

천안을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새누리당 최민기 예비후보는 설인 8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성환과 입장 등 선거구 내 노인정을 ?으며 저인망식 세배 릴레이에 나선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손수조 예비후보는 한복을 입고 남편과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며 민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또 출신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주민에게 인사하고 드라마 속 인물 코스프레를 하는 선거운동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임동욱 울산 남을 예비후보는 유권자에게 큰절을 하는 선거운동을 할 계획이다.

전통시장 등 유권자가 많은 장소에서 108배를 하는 이벤트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 중.동.옹진의 배준영 예비후보는 설 연휴에 지름 1m 크기로 복주머니 형태의 홍보판을 만들어 목에 걸고 한복 차림으로 주택가를 돌며 주민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배 예비후보는 설을 맞아 복주머니 형태의 홍보판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문구를 적어 홍보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광주 남구의 국민의당 김명진 예비후보는 연휴 기간에도 새벽 출근길 인사와 함께 하루 1천명의 주민을 만나 민생현안에 관한 의견을 듣는 '경청 투어'를 계속할 방침이다.

현역 의원들중 상당수는 임시국회가 계속 열리고 있지만 국회에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놓고 보좌진의 대부분을 지역구로 돌려 총선 공약개발 작업 등을 시키고 있다.

강원 지역의 새누리당 모 국회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고 설 연휴부터는 보좌진들도 지역구로 내려보내 상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발바닥 모양 명함·LED 어깨띠…'튀어야 산다'

경기 고양시 덕양을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강동기 예비후보는 발바닥 모양의 명함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색 명함을 통해 '뛰고 또 뛰는' 젊은 이미지를 심어줘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겠다는 취지다.

강 후보 측은 "선관위에서도 특이하게 생각하고 받는 사람들도 관심을 보인다"며 "젊은 사람은 '발바닥 모양이네' 하고 좋아하고 나이 많은 사람은 얼굴을 한번 더 쳐다본다.

네모 반듯한 명함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와 남구을 선거구의 같은 당 박재호 후보는 발광다이오드(LED)로 어깨띠를 만들어 골목을 누비고 있다.

부산 서구 새누리당 곽규택 예비후보는 후원회장을 맡은 친형 곽경택 영화감독과 함께 전통시장을 돌기로 했다.

선거운동과 곽 감독 사인회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광주 북구을에 출마하는 무소속 노남수 예비후보는 빨간 갑옷을 입고 오전, 오후 2시간씩 하는 출퇴근길 인사를 설 연휴에도 이어간다.

노 예비후보는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심정으로 실망스러운 광주 정치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서갑원 전 의원은 순천시 조례동에서 소복을 입고 유권자들에게 절을 올리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아 지역민의 자긍심을 훼손한데 대한 사죄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 공항·항만·관광지 등 인파 모이는 곳 집중공략

예비후보들은 귀향 인파가 몰리는 요지에서 집중적인 얼굴 알리기를 시도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경남 마산합포의 허영 예비후보는 연휴기간에 통영·고성·거제 등으로 통하는 국도 14호선과 연결된 교통 요지인 경남대 앞에서 귀향인사를 할 예정이다.

통영고성의 이학렬(통영고성) 예비후보수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통영시내 충무교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경기 파주갑 선거구의 새누리당 박상길 예비후보는 설 연휴에 지하철역 피켓 인사 외에도 LG디스플레이를 찾아 귀향버스에 몸을 싣는 직원들을 배웅할 예정이다.

제주지역 예비 후보들은 설 연휴를 맞아 공항과 항만, 주요 관광지 등을 돌며 표심 공략에 나선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지를 마중 나온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집중 공략해 민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강원 원주갑 새누리당 박정하 예비후보는 설 연휴 터미널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전통시장을 돌며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

경남 김해지역의 한 예비후보는 매일 저녁 시간 식당을 돌면서 지역 주민과 허심탄회하게 인사를 나누며 '공짜 술잔'을 주고 받는 얼굴알리기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연휴에도 계속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매일 저녁 20~30곳을 돌고 나면 거의 술에 취해 인사 불성 상태가 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술깨기 아침인사를 한다"고 전했다.

(손상원 이상현 박창수 우영식 강종구 이은중 변지철 한무선 황봉규 임보연 이우성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