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오른쪽)·천정배 의원이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뒤 당원들의 환호에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오른쪽)·천정배 의원이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뒤 당원들의 환호에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일 창당대회를 열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두 공동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김한길 창당준비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이 맡았다. 주승용 원내대표와 장병완 정책위원회 의장, 박주선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박주현 변호사가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올해 총선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겨루는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안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당과 함께 이번 선거에 내 모든 것을 걸겠다”며 “우리가 새로운 길을 열지 못하면 대한민국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온몸이 부서져라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진짜 국민의 정치로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며 “양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약속하고 3당 민생정책 회담을 다시 한 번 제안한다”고 했다. 천 대표는 “국민의당을 패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정당, 가치와 비전을 통해 진정으로 국민의 삶만을 걱정하는 수권정당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야당끼리 건전하고 합리적인 경쟁으로 승부하자”고 더민주에 제안했다.

국민의당 창당은 지난해 12월13일 안 대표의 탈당과 독자세력화 선언 이후 51일 만에 이뤄졌다. 과제도 적지 않다. 17석만 확보해 창당 때까지 목표로 했던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에 실패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두 당파 세력이 균형인 상태에서 대세를 좌우할 열쇠를 쥔 제3당의 권한)’ 역할을 담당하기 쉽지 않은 구도다.

호남 위주의 현역 의원으로 구성된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한 더민주 탈당 바람이 수도권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는 ‘미풍’에 그쳤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분포는 광주 6명, 전남 3명, 전북 2명, 서울 2명, 인천 3명, 경기 1명 등으로 호남 출신이 17명 가운데 11명(약 65%)이다. 안 대표가 창당 추진 초반부터 목표로 내세운 전국 정당화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새 정치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 지역구 11곳 중 김관영·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은 더민주 잔류를 선언해 호남 세력이 남북으로 갈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과 천 대표 합류 이후 이렇다 할 거물급 인사나 간판 정치인 영입이 없다는 것도 총선을 앞둔 국민의당의 남은 숙제다. 특히 수도권이 문제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 선거구 112곳 가운데 5% 내외의 득표율 차이로 박빙 승부를 벌인 선거구는 33곳에 달했다. 이 중 1000표 미만 초박빙 승부처도 9곳이나 됐다. 다야(多野)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이번 수도권 총선은 여느 때보다 치열한 인물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국민의당으로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은정진 /대전=김기만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