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종인의 축하난' 거절 해프닝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난(蘭·사진)을 보냈으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체 판단해 이를 세 차례나 거부했다. 박 대통령은 현 수석의 판단을 나무란 뒤 난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께 난을 청와대에 보낼 것을 지시했다.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권유했고, 김 위원장도 흔쾌히 동의했다. 박 의원은 “설 명절을 앞두고 훈훈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도리라는 기대를 하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에 직접 난을 가져가겠다고 연락했지만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오전 10시께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답을 보냈다. 이후 두 차례 더 전달 의사를 타진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하지만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3시께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가 보내려 했던 축하난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정무수석이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난을 주고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더민주에) 전했다”며 “박 대통령이 나중에 이를 보고받고 정무수석을 크게 질책했다”고 설명했다. 난은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이태훈/장진모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