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진 "안보리 제재 희석…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끌어가려는 속셈"
김근식 "핵보유 입장 정당화 수단…중국 편들어 북중관계 복원 의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여파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북한이 연일 미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군무력증강에 커다란 우려를 품고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에 대한 '사드' 배비(배치) 기도를 노골화하였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의 미사일방위체계 구축 책동은 대국들에 대한 전략적 우세를 차지하며 이 나라들을 압박해보려는 어리석은 기도로서, 세계평화와 안전을 더욱 위태롭게 할 뿐"이라면서 "미국의 야심적인 미사일방위체계 수립 책동을 강건너 불보듯 방치할 나라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30일에도 "내외호전광들은 고고도요격미사일 '사드'의 남조선 배비를 다그치면서 우리에 대한 핵위협을 날로 증대시키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린하고 있다"며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고조시켜온 주범은 다름아닌 미국"이라고 성토했다.

북한이 이처럼 러시아와 중국까지 끌어들이며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를 잇달아 비판하는 것은 이 문제를 부각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 이슈를 사드 이슈로 전환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희석시키는 한편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갈등을 부각시켜 핵실험 후 동북아 구도를 '한미일 대 북중러'로 끌고 가고 국제사회의 비난 화살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고도의 전략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핵실험에 따른 국제 사회의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또 북한이 사드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자기의 핵보유 입장을 정당화하고 핵실험으로 냉랭해진 북중관계를 복원하려는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드 배치를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완성으로 보는 북한이 앞으로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전쟁 가능성을 한층 더 강조하며 자기의 핵보유 입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사드 배치를 세게 비판하면서 중국 입장을 대변함으로써 핵실험 후 소원해진 북중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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