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이어 安 재차 사과…"있을 수 없는 일, 큰 결례"
安측, 이희호 측에 해명 뒤 녹취록 작성자 사표수리
조국 "당내 징계 사안 아닌 범죄"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추진중인 안철수 의원이 27일 이희호 여사 예방 당시 녹취록 공개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면서 공개 사과했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논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큰 결례를 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최원식 창준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큰 결례를 범했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지만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재차 사과한 것이다.

안 의원은 당시 실제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이 여사께서 격려 말씀을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국 민의당 창준위 관계자는 이 여사의 발언을 과장해 외부에 알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과 판단이 있을 수 있다"며 "이전에도 대화 내용에 대한 보도가 있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 여사측과 내용에 대해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나눈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녹취록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녹취록 작성까지만 확실하게 확인했고 유출 경위는 본인들도 명료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의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여사께 큰 결례를 했고 누를 끼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측은 전날 녹취록 작성 경위를 파악한 뒤 이 여사 측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녹취록을 작성한 관계자의 사표를 수리했다.

앞서 안 의원측에서는 이 여사가 지난 4일 신년 인사차 예방한 안 의원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희망을 느낀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 여사가 먼저 예방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발언에 중간중간 "네"라고만 답한 것과 대조돼며 호남 적통 논란의 불씨가 됐다.

당시 더민주와 안 의원측은 발언 내용은 물론 면담 시간과 차 대접 여부까지 비교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가 이 여사의 발언 내용이 잘못 알려졌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던 호남 적통 논란은 홍걸 씨가 지난 24일 더민주에 입당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여기에 이번 녹취록 공개를 통해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안 의원의 말에 이 여사가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만 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 의원측의 녹취 행위와 발언 과장 여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한상진·윤여준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낙상으로 입원중인 이 여사를 문병했다.

안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여사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저는 빨리 회복을 바란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고, 이 자리에서 녹취록 논란이 언급됐는지에 대해서는 "이 여사께서 그에 대해 따로 물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후 열린 창준위 기획조정회의에서 "저희는 아직 창준위 단계이고 환경이 열악하지만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부족하고 미약하더라도 도와달라"고 말했다.

새 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 의원의 사과나 녹취를 했다는 안 의원측 인사에 대한 당내 징계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다"며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간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바, 이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단, 녹취한 제3자가 이 여사와 대화 당사자였다면 처벌대상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녹취록에는 제3자의 발언이 없다"고 범죄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