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하며 도리와 책임 다하겠다…당을 잘 부탁한다"
"지역정서 기댄 분열, 朴정권 도와주는 일" 安에 직격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7일 "다 제 책임이고 제가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이니 제 사퇴를 계기로 노여움을 풀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평당원으로 돌아간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대표를 하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분열이었고 우리 당의 심장인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과 좌절이었다.

쓰라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제가 그만두는 것으로 미움을 거둬주시고 부디 한 번 더 우리당에 기대를 가져달라"며 "무작정 지지해 달라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당이 달라졌다고, 노력한다고 인정되면 다시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미 우리당에서 기적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놀라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0만이 넘는 온라인 신규당원들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무는 뿌리의 힘으로 겨울을 버텨낸다.

오랫동안 당을 지켜온 분들이 뿌리처럼 든든하게 받쳐주실 것이고 그것이 우리당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새로 꾸려진 비대위, 선대위가 총선승리의 강력한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이 많이 성원해주기 바란다"면서 "저도 백의종군하며 도리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별하게 당부 드린다"며 "당의 질서와 기강, 민주적 리더십의 확립이 중요하다.

제가 겪었던 참담한 일들이 또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만약 그런 일이 지도부를 향해 또다시 벌어진다면 제가 가장 먼저 나서서 새 지도부에 전폭적인 신뢰와 힘을 실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임기에 대해 "영일(寧日)이 없는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고 단 하루도 대표직에 연연한 적이 없는데 오해도 많았다"며 "당 대표에 출마하며 내세웠던 원칙과 약속을 마지막까지 지키기 위해 여기까지 왔지만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엽이 떨어져야 새 잎이 돋고 꽃이 피는 법"이라며 "제 퇴진이 우리당의 변화와 발전과 진보의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당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당권을 김종인 비대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에게 넘기기 위한 중앙위원회에서 "지역정서에 기댄 분열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무산시키고, 무능하고 무도한 박근혜 정권을 도와주는 일"이라며 안철수 의원 등 신당파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는 당직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힘든 과정을 거쳐왔다.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어려울 때 같이 고생했는데 이렇게 식사하고 웃으면서 헤어져 다행스럽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동현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