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의원 31일 전후 입장 밝힐 듯…야권 셈법 복잡, 새누리 일찌김치 '대비'

경남 창원 성산구에 노회찬 전 의원이 출마하면 '진보정치 1번지'가 되살아날까.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보름 남짓 앞두고 창원시 성산구에서 여당은 여당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셈법이 복잡한 모양새다.

야권으로선 권영길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서 재선을 한 성산구에서 19대 총선 당시 후보단일화에 실패, 새누리당에 의석을 넘겨준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엔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 반드시 야권이 의석을 되찾아와야한다고 벼르고 있지만 막상 노 전 의원 출마설엔 부담스러운 눈치다.

일부에선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은 노동자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당선 직후부터 노동자층 공략 등 표밭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노 전 의원 등장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성산구 출마설이 계속 돌았던 노 전 의원은 오는 31일을 전후해 출마 선거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경남 16개 선거구 중 1∼2곳에서 반드시 의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노 전 의원에게 성산구 출마를 강력하게 권유해왔다고 27일 밝혔다.

노 전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지역구였던 서울시 노원병과 성산구를 놓고 고심을 해왔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선 노 전 의원의 출마 선거구를 비롯해 정의당 후보들의 전략 지역구, 총선 방침, 비례대표 선출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창섭 정의당 경남도당 대변인은 "전국위원회에서 당 입장이 결정되면 노 전 의원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당과 노 전 의원 모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변인은 "수도권 당원들은 노 전 의원이 성산구에 출마하면 수도권 총선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산구 출마를 반대하는 분위기다"라고도 소개했다.

하지만 창원지역에서는 대체로 노 전 의원이 성산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20대 총선에 나설 후보 등록을 당초 지난 25일까지 마감하기로 했다가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한 것 역시 노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정당과 진보정치조직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후보 등록을 받는다.

현재 야권에선 성산구에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만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다.

진보세력 내부에서는 노 전 의원의 거취를 일단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기류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보진영에선 박훈 변호사, 석영철·손석형 전 도의원 등이 출마자로 거론된다.

진보진영 후보군에 포함된 한 출마예정자는 "성산구는 노 전 의원을 포함한 변수가 많아 아직 진보진영에서는 아무도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며 "일단 노 전 의원 거취가 정해지면 출마 후보가 정리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노 전 의원이 성산구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여야 1대 1 구도로 가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주도하는 진보세력 후보 1차 단일화에 이어 더민주당 후보와 2차 야권 단일화를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진보세력 단일화 단계부터 내부의 복잡한 계파 문제 등으로 단일화엔 진통이 예상된다.

노창섭 대변인은 "진보진영의 복잡한 문제와 함께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 총투표로 정하는 진보진영 후보가 어떻게 결정될지 모른다"며 "노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본선에 못 나가는 최악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노 전 의원이 돌파해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측도 "노 전 의원은 성산구에 출마명분이 없고 노원병에서도 밀리는 후보가 성산구로 온다는게 자존심 상한다"며 노 전 의원 출마를 탐탁지 않게 바라봤다.

그러나 "노 전 의원이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된다면 야권 승리를 위해서는 노 전 의원과 단일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1여 2야 구도로 간다면 100% 진다"는 것이 더민주당의 입장이다.

진보진영과 야권 움직임에 대해 강기윤 의원측은 결국 노 전 의원이 출마, 1대 1 대결구도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노 전 의원이 성산구 출마를 선언한다면 진보진영과 야권의 2단계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며 "본선에서 여야 1대 1 대결구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당 측은 이어 "의원직을 잃고 나서 자신 지역구인 노원병에서도 크게 밀리는 노 전 의원이 지역 연고도 없이 성산구에 출마한다면 유권자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일찌김치 견제에 나섰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