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합창단원 35명, 코이카 지구촌체험관서 ODA 현황 견학

탈북자들은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바뀐 한국의 개발도상국 무상원조(ODA) 사업을 어떻게 바라볼까?

탈북자 35명이 26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의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을 찾았다.

모두 여성인 이들은 서울 물망초열린학교의 '물망초합창단' 단원으로, 이날 코이카의 지구촌체험관을 둘러봤다.

현재 지구촌체험관에서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인근 아제르바이잔의 역사와 문화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코이카와 함께하는 유라시아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3월 말까지 이어진다.

합창단 총무를 맡은 최정선(70) 할머니는 "2007년 1월 남한에 내려와 9년째 살면서 코이카라는 기관이 있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번에 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는 깜짝 놀랐다"면서 "북한에서는 생각도 못한 일이며 아주 훌륭한 일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합창단원 가운데 최고령인 그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문안교회에서 집사와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문임(69) 할머니는 "제 나라도 아닌 다른 어려운 나라에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걸 보고 뿌듯했고, 머나먼 타국에서 봉사하는 코이카 단원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단원들은 1시간여 동안 코이카를 방문하고서 "놀랍다", "감동받았다", "자랑스럽다"고 이구동성으로 소감을 전했다.

2012년에 설립된 사단법인 물망초는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를 내린 탈북자들이 사회 일원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인권 단체. 탈북청소년을 위한 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연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코이카는 국내외 소외계층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다문화 자녀, 탈북자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물망초학교를 방문해 생필품과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김영목 코이카 이사장과 물망초합창단이 처음 만난 것을 계기로 이날 단원들이 지구촌체험관을 찾게 됐다.

(성남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