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산업 규제 프리존 도입·어린이 화장품 신설·아토피 피부염 문구 표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화장품 산업을 더 키우고자 팔을 걷었다.

화장품의 범위를 넓히고, 특별구역을 지정해 규제를 풀며, 중소화장품업체를 상대로 일대일 애로사항 상담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2016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화장품산업 규제프리존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특구에 한정해서 화장품 업체가 화장품을 만들어 팔거나 표시·광고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규제로 여기는 부분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철폐해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규제프리존에 들어서는 화장품 업체가 기능성 화장품을 제조할 때 우선 심사권을 부여하고, 공동으로 우수제조공정시설(CGMP)을 건립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소 화장품업체가 화장품산업 규제프리존에서 제조해서 유통하는 화장품 제품에 한해서는 공동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디자인하며, 소비자 개인의 피부특성에 맞춰 표시광고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규제프리존에서 화장품 업체 등 법인이 이발소와 미용실을 세울 수 있게 하는 등 이용업과 미용업에 진출할 수 있게 허용해 뷰티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규제프리존은 현행 제도 안에서는 시험이나 실증이 어려운 신기술·시제품을 직접 만들어 시험·실증해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제 예외지역'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별로 특화해 선정된 지역전략산업에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다.

화장품산업 규제프리존은 현재 충청북도 오송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중소 화장품업체를 상대로 애로사항을 일대일로 상담해주는 가칭 '수출기업 애로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 등 주요 해외 수출국의 화장품 규제정보와 수입절차 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하는 원료배합 확인 포털을 구축하기로 했다.

화장품의 범위도 확대해 화장품 업체가 다양한 생활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화장품을 쓰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늘어나는 현실에 맞춰 어린이 화장품을 별도의 분류항목으로 신설하고, 아토피 피부염 완화 등 영·유아용을 표방하는 화장품의 표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 일부 고시'를 개정해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시행한 인체적용시험자료 등 실증자료로 제출로 입증할 수 있으면 화장품에 '아토피 피부에 보습'이란 문구를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있게 했다.

아토피 피부 전용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지만 '아토피' 문구를 화장품에 표시하거나 광고하면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해 법률상으로 금지돼 있었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에 쓰이는 화장품은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현재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는 치약과 치아미백제 등을 화장품으로 재분류하는 작업은 계속 추진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피부와 모발의 건강을 유지, 증진하기 위한 물품 등으로 정의된 화장품의 범위 자체를 피부·모발 이외에 치아 및 구강 점막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한 물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가 치과의사들의 강력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현재 치약과 치아미백제, 욕용제(여드름 등 피부질환 보조 요법제), 데오드란트, 제모제, 염색약 등의 품목은 우리나라에서는 의약외품으로 구분하지만, 외국에서는 화장품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식약처의 '2015 식품의약품 산업동향통계'를 보면, 화장품 수출액은 2005년 2천900억원에서 2014년 1조9천억원으로 6.6배로 늘었다.

수입액은 그 사이 5천400억원에서 1조1천억원으로 2배가량 느는데 그쳐 무역수지는 2천500억원 적자에서 7천9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