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金, 2014년 재보선 권은희 전략공천…千, 광주 출마 접어
김한길 역할론 주요…"십고초려까지 하며 설득"

국민의당과 국민회의가 25일 통합을 선언하면서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의원의 과거 얽히고 설킨 인연에 관심이 쏠린다.

세 사람은 지난 2014년 7·30 재보선 때 광주 공천을 둘러싸고 대립, 한때 등을 돌렸지만 이날 과거 안 좋은 기억을 털고 다시 한배를 탔다.

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았던 당시 7·30 재보선 때 광주 광산을 출마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당시 안철수 김한길 지도부는 천 의원의 건의를 뿌리치고 권은희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이 때문에 천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고, 지난해 4·29 광주 서구을 보선에서 전략공천을 희망했지만, 지도부가 경선을 치르기로 하자 결국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안철수 김한길 의원은 '권은희 전략공천'으로 천 의원에게 상처를 준 것이 미안했는지 4·29 재보선 지원 유세를 하면서도 유독 광주에만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천 의원은 현재 국민의당에 합류한 일부 호남 의원들과도 악연이 있다.

더민주 소속 의원 45명은 7·30 재보선 때 정치신인에게 기회를 주고 중진들은 당을 위해 힘든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며 천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성명에는 안 의원과 함께 하는 김동철 김승남 임내현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했다.

더민주의 한 의원은 "현재 더민주 지도부는 천 의원을 끌어안으려는 입장이고 지금 국민의당에 있는 의원들은 7·30 재보선 때 천 의원을 배제하려 했는데 천 의원이 국민의당과 통합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천 의원이 이런 악연을 뒤로하고 안 의원과 손을 잡은 배경에는 김한길 의원의 숨겨진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천 의원과 15대 국회 정치입문 동기로 초년생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깊은 신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천 의원을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 의원님하고는 오랫동안 상당히 여러 번 만남을 가지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함께 나눴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십고초려까지 하며 설득한 것이 결실을 보았다"며 "김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하기 전부터 천 의원과 쌓아온 인간적인 신뢰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