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비대위 쌍두마차 체제…金 "당 화합이 인선 기준"
주류·비주류, 인선 놓고 신경전…이종걸측, 선대위 배제에 불만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임하는 '비대위-선대위'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하고 당을 총선 준비 체제로 전환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당무위원회에서 선대위 구성 안건을 의결해 '김종인 선대위'를 정식 기구로 발족시켰고, 오는 27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과 비대위원장을 모두 맡도록 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총사퇴한다.

이날 발표된 15명의 선대위원은 당내 화합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의 결속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지역도 그렇고, 당의 여러가지 갈등 구조에 섞였던 사람들을 봉합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인선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15명 중 전·현직 의원 등 당내 인사가 10명 포진했고, 수도권, 영호남, 충청권 인사를 두루 발탁하는 등 지역별·성별 안배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 등 외부인사 영입케이스로 입당한 5명이 선대위에 대거 포함됐다.

현역 의원 6명 중 초선을 3명이나 배치한 것도 중진을 다수 포진한 과거 선대위와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고 젊은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당이 프레시하게 보여야 사람들이 모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해온 김 위원장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 정책통인 이용섭 전 의원이 선대위에 포진한 것은 향후 경제정당의 기치를 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탈당을 고심하다 당 잔류를 결정한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선대위에 포진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 정장선 전 의원은 박 전 원내대표가 당 내홍 중재역을 자임하며 참여한 '통합행동' 구성원이다.

우윤근 의원은 박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맡을 시절 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박범계 유은혜 의원은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반면 문 대표의 '신(新) 복심'이라고 불리는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본부장 등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이 필요할 경우 공천룰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공천안을 만든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최 본부장이 선대위원에 들어간 것은 공천룰 관철을 위한 문 대표의 포석이라는 말도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표 측에서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비주류 측에서는 김 위원장이 선대위에 친노 인사는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

문 대표는 비공개 회의 때 "김 위원장이 짠 안을 받은 것이다.

그냥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말하고, 주류측 한 최고위원은 당무위 회의에서 "적어도 최고위원들이 사퇴할 때까지는 상의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내가 합리적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따로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함께 당의 '투톱'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대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놓고 사실상 지도부에서 배제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 중에 비대위원을 뽑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져 이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원내대표 측에서는 "원내대표를 비대위에서 빼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김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상황을 파악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탈당 가능성이 있는 광주·전남의 김영록 박혜자 이개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 안정화를 위해 당에 잔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서혜림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