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 얘기 한군데서 해야하지 않겠느냐 대화 나눴다"
김종인, 정운찬에 중책 제안한 듯…내주께 합류 관측도
鄭 "동반성장 정치권에서 할지 바깥에서 할지 결론 못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21일 탈당 기로에서 잔류를 선택, 이제 시선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향하고 있다.

'동반성장의 전도사'를 자임해온 정 전 총리는 더민주와 안철수 의원의 가칭 '국민의당'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야권 분당 국면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당 잔류 입장을 공식화한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총리도 더민주에 합류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치를 만약 하신다면 그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더민주행(行)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를 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으며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정 전 총리에게 역할을 제안했냐는 물음에도 "그럴 수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구체적 역할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정 전 총리와 김 박사의 인연도 30년이 됐고, 저와 김 박사의 인연도 30년 됐다"며 "30년동안 한 얘기를 한 군데서 모아서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사적인 대화는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한 "정 전 총리와 최종적 상의를 드렸고, '총장님의 마지막 과업이 동반성장이라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느 한 곳에서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씀을 드렸는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총리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 같은 날 움직인다가 아니라 뜻을 같이한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번 분당 국면에서 정 전 총리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 '새경제'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 나갈 동반자로 꼽으며 공동행보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공개 입장 발표에 앞서 전날 정 전 총리와 별도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정 전 총리에게 중책을 제안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당내에서는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를 비례대표에 우선배치하기로 한 것과 맞물려 정 전 총리는 남자 후보 중 가장 앞번호인 2번으로 추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는 일부 가까운 인사들에게 "김 위원장이 친노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문제점을 어떻게 물리칠지 밖에서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심이 주목된다.

야권 안팎에서는 정 전 총리의 최종 결심 시기가 내주 쯤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동반성장을 하는데 무엇이 좋으냐조차 결정 못했다"며 "동반성장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정치권에서 정치집단과 할 것인지, 바깥에서 할 것인지조차도 결론을 못 내렸기 때문에 어느 진영, 어느 당으로 갈 것인가는 생각해본 적 없다.

아직 아무런 결정을 안한 상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한 30년 됐다.

경제민주화나 공통점이 많다는 점에서 한국경제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에서 의견을 같이 할 것"이라면서도 "누구와 일을 해야 제일 잘 할 것인지는 나중에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동반성장을 위해 사회운동을 하는게 좋은지 정치운동을 하는게 좋은지 결론을 못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전화로 더민주 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와 '축하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는 접촉이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