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보위 참여, 광주시민 용서못해…더민주 상황 더 지켜볼 것"
"안철수 회동서 공통된 인식 느낌 받아…광주의원 합류문제, 해소돼야"


가칭 '국민회의' 창당을 주도하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공개적 통합 논의 제안에 대해 "더민주의 현재 상황은 전반적으로 패권주의가 해체될 수 있다는 확신을 못준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개최된 당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야권의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로 가는 길의 관건은 결국 패권주의 해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전두환 정권 출범의 모태인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고 지적한 뒤 "어떤 해명이나 유감없이 제1 야당의 비대위 권한을 부여한 것도 미봉책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또 "더민주 지도자들이 광주의 5·18 국립묘지를 참배할 수 있겠느냐. 국보위원 전력을 가진 분이 참배할 수 있겠느냐"며 "제1 야당의 지도자가 5·18 민주묘지 근처에도 못갈 정도라면… 상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문제에 대해 전향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더민주 상황을 더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천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국보위는 광주학살, 광주시민들의 피를 딛고 서서 만들어진 쿠데타 기구"라며 "광주시민들로서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보위 경력에 대한 해명이 이뤄지면 통합이 진전될 수 있냐는 질문에 "얼마나 광주시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문 대표의 사퇴 결심 표명, 총선에서 새누리당 과반수 저지에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부분은 진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일 국민의당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회동한 것에 대해 "야권 연대와 통합에 관해 원론적 대화를 한 자리였다"며 "구체적인 협상과 조건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표직 등) 어떤 직을 제안하거나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진지한 대화를 해볼 수 있는 최초의 만남이었다"며 "원론 수준에서는 상호 간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한상진 국민의당 창준위원장의 '이승만 대통령 국부' 발언에 대해 "국부 발언에 깔린 뉴라이트 인식은 결국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일회성 문제가 아닌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광주 현역의원들이 더민주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것에 대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새 길을 간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이런 것이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혁신이 실종되고 분열만 갈수록 깊어져 이대로 간다면 야권 전체 궤멸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며 "반드시 연대나 통합이 원칙있게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동현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