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추가탈당 저지효과낼 듯…安측 "통합은 물론 연대도 없다"
千 "기득권 해체 선행돼야"…정의당 "연대에는 긍정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것이 어지럽게 분열된 야권의 지형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그동안 탈당파나 신당 추진파들의 상당수는 문 대표를 비롯한 주류의 '친노 패권주의'를 성토해온 터라, 문 대표의 거취 표명은 야권의 통합이나 연대 논의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더민주 내부의 추가 탈당을 막는데는 상당한 제어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탈당이 예고된 인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영록 이윤석 박혜자 이개호 의원 등 호남권 의원 5명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5일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취임하고 문 대표가 사퇴를 시사하면서 탈당 일정을 뒤로 미룬 상태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사퇴 결정이 너무 늦었다며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4명은 당 잔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이윤석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호남권 의원의 탈당 명분이 약해지고 민심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이런 상황들을 신중하게 생각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탈당한 유성엽 김관영 의원을 제외한 전북 의원 9명 전원이 전날 탈당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충남 지역 의원들도 당 잔류를 선언하는 공동 성명 채택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수도권 의원의 거취에 큰 변수인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주중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변에서는 당 잔류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부산 3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탈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 측은 "무소속 출마와 신당 합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이날 공식 논의의 개시를 제안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정의당과의 통합 및 연대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문 대표는 당초 천 의원과 통합을 통해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만들고, 정의당과는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선거연합을 고려해왔다.

양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의당도 야권이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해 왔다"며 "통합이 아니라 야권 연대에 대한 이야기라면 당연히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보단일화 등 여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는 연대라면 충분히 논의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면 천 의원은 "국민회의는 더민주가 당의 해체에 준하는 변화로 기득권 해체를 실천하는지 좀더 지켜보겠다"고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다만 천 의원의 국민회의가 독자신당 체제로 총선전에 임하기 쉽지 않고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통합 내지 연대 논의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건은 안 의원의 '국민의당'과 연대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안 의원은 독자 창당 방침을 밝힌 이후 더민주와의 통합은 물론 후보단일화 등을 위한 야권 연대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설령 논의에 착수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 의원 측은 "우리는 더민주의 한계를 깨기 위해 나온 당인데 과거 인식과 행태를 전혀 고치지 않고 통합 운운하는 것에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성사가능성이 높지 않은 야권 통합에 목매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안 의원과의 연대 문제는 호락호락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동현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