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19일 사퇴 표명…선대위에 전권 이양

신년회견서 거취 밝힐 듯

"선대위가 사실상 비대위"

< 이번엔 ‘박원순맨’ 영입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인재영입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오른쪽)과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의 입당원서를 받고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당 대표 사퇴 및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히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표직 사퇴 후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지도부 전권을 이양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 내에서는 구체적인 사퇴 시기와 관련, 문 대표가 선대위 구성 이후 사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 문 대표가 사퇴부터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원 인선 발표를 연기하는 등 선대위 구성을 문 대표 회견 이후로 미뤘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는 선대위가 어느 정도 구성된 뒤 당 정비와 인재 영입이 일단락되거나 통합의 물꼬가 만들어졌다고 판단하면 이를 대의로 삼아 후퇴하는 단계를 생각하고 있었다”며 “기자회견에서 거취에 대한 대략의 구상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당 대표 및 지도부 총사퇴 이후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하기 위해 구성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도부 전권을 이양받는 선거대책위원회가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가 사실상 비대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총사퇴 및 선대위 전권 이양 방안은 애초 알려졌던 최고위원회의 결의 방식이 아닌 당헌·당규상 비대위 구성권을 갖고 있는 당무위원회에서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패권 정치 청산을 외치며 도미노처럼 이어졌던 더민주 의원들의 탈당 행렬도 문 대표 사퇴 결심으로 잠시 주춤해졌다. 탈당의 근원지였던 호남에선 전북 출신 더민주 의원 9명 전원이 당에 남아 올해 총선을 치르기로 결의했다. 최규성·김춘진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광주·전남에서 시작한 더민주 분열의 바람이 거세 예전 같으면 전북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며 “이제 그 바람을 차단하고 전북 정치, 야당 정치를 바로 세워 제대로 해나갈 것”이라며 잔류를 선언했다. 반면 박지원 더민주 의원(전남 목포)은 탈당 후 무소속 총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