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과 통합하려면 연대 3원칙 동의해야"…더민주·安에서 러브콜
독자창당 진행하며 통합 행보 병행할듯

국민회의 창당을 준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14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자신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지금 더민주와 통합할 생각이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몇 달 전부터 검토된 그런(통합) 말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같다"며 "그러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현재 상태의 더민주로는 통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더민주가 스스로 기득권을 전면 해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기득권 해체가 통합의 조건은 아니지만, 그런 결단이 필요한데 더민주가 별로 그럴 것같지 않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과 통합 내지 연대 문제에 대해 "작은 이견이나 차이는 넘어서야겠지만 큰 틀에서는 제가 제시한 연대의 3원칙을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가치와 비전 중심 ▲반패권 ▲승리와 희망을 연대의 3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안 의원이 탈당 호남의원들을 대거 수용한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안 의원에 대해서도 협력이나 연대보다는 견제와 비판에 좀더 방점을 둔 행보를 보여왔다.

이는 더민주나 국민의당의 협력 요청에 선을 그은 채 현재 진행중인 독자 창당의 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천 의원은 애초 '뉴DJ(김대중)'를 모토로 호남권 지지세를 모은 뒤 전국정당화로 나아가겠다는 기치를 들었지만 안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당 창당에 들어선 이후 '안풍(安風)'에 묻히며 존재감이 희석된 상태다.

천 의원으로선 독자창당을 하더라도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고, 그렇다고 더민주나 국민의당과 전격 결합하기에도 다소 애매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천 의원을 향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공히 러브콜을 보내며 연대와 통합을 요청한 셈이어서 천 의원 입장에서 마이웨이만을 고수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천 의원이 13일 저녁부터 창당준비위 관계자와 당직자들로부터 당의 진로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들어간 것도 향후 통합을 염두에 둔 수순밟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 말해 일단 국민회의 창당을 예정대로 추진하되 더민주나 국민의당과 통합 가능성도 열여두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천 의원은 이에 대해 "당내에 구체적인 전술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회의의 창당 취지나 명분을 잘 지켜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야권 내에서는 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 천 의원이 당대당 통합 형태로 더민주와 결합할 가능성과 함께 더민주로의 복귀가 명분이 떨어지는 만큼 적당한 시점에 안 의원과 통합할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