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 北노동당 내부강연 음성 기록 보도
마오쩌둥, 1964년 김일성에게 '북한에는 핵 필요없다' 입장표명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이 1964년 중국의 첫 핵실험 성공 이후 당시 북한의 김일성 주석에게 '북한에는 핵이 필요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노동당이 2013년 2월 3차핵실험 후 개최한 당 간부의 내부강연 음성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일 전 주석은 1964년 10월 16일 중국의 첫 핵실험 성공 이후 베트남 방문 길에 중국을 들렀고 마오 주석은 김 주석에게 연회를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 마오 주석은 인민해방군 책임자를 불러 "이번 핵실험에 비용이 얼마 들었느냐"고 물었다.

책임자가 귓속말로 보고하려 하지 마오 주석은 "김일성 동지 앞에서는 문제없으니 그냥 얘기하라"고 말하는 등 우호를 과시했다.

책임자는 "20억달러"라고 답했다.

마오 주석은 "중국은 인구도 많고 나라도 크다.

체면이 필요하다.

그래서 핵실험을 했다"면서 "북한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북한의 핵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 주석이 마오 주석에게 핵개발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에 입수한 기록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후 북한은 주로 구소련의 협력을 얻어 핵개발에 나섰다.

강연에서는 "마오 주석이 살아있었다면 우리의 핵실험을 환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와 함께 강연에서는 "중국이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군사력을 강화한 뒤 경제분야에 힘을 쏟게 됐다"는 발언도 나왔다.

또 "(북한의) 핵·위성발사운반로켓(사실상 장거리탄도미사일) 확보 여부가 북한의 경제건설 및 인민생활 향상에 얼마나 유리한 정세를 만들 수 있느냐로 이어진다"는 말도 있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