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장에 기재부·산업부 출신 경합…차관급 등 후속 인사 '봇물'

세종 관가에 고위급 인사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으로 지난달 21일 개각에 따른 청문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20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와 지난번 개각으로 공석이 된 고위급 자리를 채울 인사가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다.

우선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서 4·13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30년 이상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게 돼 국조실장 자리가 비게 됐다.

추 실장은 12일 이임식을 한다.

국조실장은 국무총리를 도와 각 부처의 정책을 조율하는 장관급으로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많이 맡았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임종룡, 김동연, 추경호 등 기재부 출신이 연이어 이 자리를 차지했다.

추 실장 후임으로도 기재부 2차관 출신인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26회인 이 차관은 기재부 정책조정국장과 기재부 예산실장 등 다른 부처와 조율하는 업무를 많이 맡아 다른 부처의 업무에 정통하고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차관이 떠나면 홍남기(행시 29회) 청와대 기획비서관이 빈 자리를 채울 주인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재부 출신인 김상규(28회) 조달청장도 국조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재부 출신이 정부 내 주요 보직을 독식한다는 지적이 많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관섭 차관과 문재도 차관 등 현 산업통상자원부 1, 2차관이 기재부 출신들과 함께 국조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행시 25회인 문 차관은 이번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세일즈 외교 성과 도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시 27회인 이 차관은 산업부의 주요 국·실장을 두루 거쳤다.

문 차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주형환(26회) 산업부 장관 후보자의 행시 선배라는 점도 자리 이동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산업부의 1,2차관이 모두 자리를 비우게 되면 1차관에는 우태희 통상차관보(27회)와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27회)이, 2차관에는 정양호 에너지자원실장(28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산업부에서는 이 차관이 자리를 옮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형환 전 차관이 산업부 장관으로 옮겨감에 따라 기재부 1차관 자리도 비었다.

기재부 1차관은 경제정책, 세제, 금융, 국제금융 등 주요 정책을 총괄한다.

현재 기재부 1차관 후보로는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28회)와 최상목 청와대 경제비서관(29회)이 경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시 기수 등을 고려하면 정 차관보가 한발 앞서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정 차관보는 이날 이임식을 하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가까이서 보좌했고 2년8개월이라는 최장수 차관보 기록도 세웠다.

최 비서관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정책 전문가여서 낙점 가능성이 있다.

조달청, 관세청 등 외청장들의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또 새 장관들이 취임하면 차관급에 이어 국장, 과장 등 후속 인사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한동안 세종 관가에는 인사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세종=연합뉴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