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실세들'…北 강권정치 어떻길래

황병서, 김정은에 무릎꿇고 보고하는 장면 조선중앙TV에 보도
정성장 "김정은 성격, 권위주의적…간부들에게도 막말" 분석
김용현 "김정은 젊어 실세들이 의도적으로 극진하게 대우"


북한의 실세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수차례 전파를 타면서 '김정은식 강권정치'의 실상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방영한 기록영화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옆에서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대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영상을 보면 황병서는 의자에 앉지 않고 김 제1위원장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자세를 한껏 낮춘다.

그는 말을 할 때도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북한의 2인자' 황병서가 김정은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방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하다 자신이 김 제1위원장보다 한 걸음가량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인민군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에서는 황병서와 군 서열 2위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나란히 김 제1위원장이 의자에 앉으라고 하는데도 눈치를 보면 머뭇거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박영식에게 앉으라고 손짓을 하자 박영식은 바로 앉지 못하고 황병서를 바라보다 황병서가 김 제1위원장에게 경례를 하고 자리에 앉자 그제야 착석한 것이다.

이런 모습들은 '김정은식 공포 통치'와 북한 사회 경직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시대 4년 동안 처형된 북한 간부가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파악할 정도로 공포정치가 북한 내에 만연된 탓에 극도로 몸을 사리는 습관이 최고 권력층에게 뱄다는 것이다.

간부들의 지나친 몸 낮추기가 김 제1위원장이 그만큼 권위적인 인물이며, 그의 권위가 절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징표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정성장 통일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0일 "김정은은 아랫사람들에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면서 "북한 방송에서 김정은이 간부들에게 얘기할 때 소리는 나오지 않는데, 김정은의 입 모양을 분석해보면 막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리영호와 현영철 같은 김정은에게 뻣뻣한 인물들이 숙청되면서 몸을 낮추는 간부만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라면서 "황병서는 이런 처세술에 능해 살아남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식 공포통치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김정은이 젊어 간부들이 의도적으로 극진하게 대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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