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7세 때부터 지켜보다 3대 세습 후에도 만난 일본인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는 무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기술력을 널리 선전하는 행동이었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식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가 주장했다.

후지모토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 성장이며, 이란 등 잠재 고객에게 기술력을 광고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한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7살일 때부터 유년 시절을 지켜본 인물이다.

그의 발언 신뢰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김정은을 만나 본 유일한 일본인이며 김정일의 후계자가 김정은일 것을 예측했다는 점에서 각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후지모토는 2001년 탈북했으나 2012년에는 김정은의 초청을 받아 한 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2012년 돌연 평양 초청장을 받았으며 한 달 뒤에는 "김정은 최고 사령관께서 2001년에 했던 약속을 지키길 원하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후지모토가 예전에 김정은에게 같이 승마를 하기로 약속했던 일을 상기시키는 내용이었다.

후지모토는 "문이 열렸을 때 처음 보인 사람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었고, 내게 '오랜만입니다 후지모토 상'이라고 말했다"며 그가 일본식 존칭인 '상'을 써서 자신을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국어로 '이 배신자 후지모토가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괜찮다'며 내 어깨를 두드려 줬다"고 털어놨다.

방북 기간에 그는 북한에 두고 온 부인과 딸을 만났다.

다만, 아들은 후지모토의 방문을 불과 몇 주 앞두고 22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8살일 때 자신이 있던 화장실에 불쑥 들어온 일과 17살 때 미국 여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CD를 빌려간 일을 회상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계속 편지를 보내고 있다며 33살 생일 축하 편지를 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WP는 후지모토가 탈북한 이후에 부인과 자녀가 모두 탄광으로 끌려가 6년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며, 후지모토가 북한 정권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