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인들 "평상시 손님 절반도 안돼"…침체 걱정
軍 당국, 최고경계태세 유지…주한미군 사격훈련 이틀째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따른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10일 전방·접경지역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큰 동요 없이 일상을 보냈다.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기·인천·강원 주요 안보 관광지는 운영을 중단해 적막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중단했던 경기도 포천시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이틀째 훈련을 이어갔다.

◇ 접경지역 주민들…뉴스 귀 기울이며 차분한 일상
전방·접경지역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큰 동요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고성 통일전망대, 양구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화천 칠성전망대 등 강원 전방지역 안보관광지들은 사흘째 운영을 중단했다.

파주 통일전망대, 임진각,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 강화 평화전망대, 연천 상승·태풍·열쇠전망대 등 경기·인천의 안보관광지 상황도 마찬가지다.

혹시나 해 전망대 구경을 하러 왔다 발길을 돌리는 일부 관광객만 눈에 띄었다.

국내 유일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주민 모두 아직은 별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며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동부전선 최북단 마을인 고성군 명파리의 장석권 이장은 "마을 주민 모두 큰 동요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연평도 어민 장모(70)씨는 "이곳 사람들에게 북측 도발 위협은 일상"이라며 "대부분 주민이 여느 때와 같이 지내고 있고, 면사무소의 주민대피령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평도 인근 해역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출어기가 아닌 탓에 조업에 나선 어선은 1척도 없었다.

◇ 접경지역 상인들 "평상시 손님 절반도 안돼"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북한의 지뢰도발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접경지역 상인들은 또다시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장병의 외출·외박 통제로 주말이면 장병과 면회객들로 붐비던 철원, 화천, 양구 지역 시내 거리는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한산했다.

상인들은 텅 빈 가게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며 남북 긴장이 해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철원 읍내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주말 장병 휴가나 면회객 장사로 먹고사는데 손님이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연초부터 이런 일이 생겨 답답하고, 빨리 남북 긴장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군인들로 붐비던 경기도 파주시 금촌역과 연천군 연천역 주변은 온종일 한산했다.

이곳 상인들은 남북 긴장관계가 길어져 생업에 어려움을 겪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연천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여) 씨는 "평소에는 하루 20∼30여 명의 장병이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갔다"며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 軍, 최전방지역 최고경계태세…주한미군 사격훈련 이틀째
군 당국은 최전방지역에 최고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군의 기습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오늘도 최전방 10여 곳에서 비정기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군의 도발 임박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를 재개한 지난 사흘간 북한 장재도와 대수압도의 포진지는 문을 여닫는 모습이 관측됐다.

해병대 연평부대는 지난 6일부터 장비와 투입 병력을 늘리며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했지만, 해병들의 휴가를 통제하지는 않았다.

이 부대 관계자는 "북한군이 포진지 문을 여닫는 것은 흔하게 관측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북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 미군도 어제부터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영평사격장에서 아파치 헬기를 이용한 사격 훈련을 재개했으며 오늘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연평면사무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낡은 대피소 15곳을 제외하고 새로운 대피소 7곳을 24시간 개방 운영하고 있다.

송유면 파주 부시장은 9일 민통선 지역인 통일촌, 해마루촌 등 12곳의 주민대피시설을 점거하면서 방독면과 비상용품, 화장실, 급수시설, 난방기와 탈출구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노승혁 윤태현 박영서)


(인천·파주·춘천=연합뉴스)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