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도 확성기 방송재개 주요 뉴스로…'긴장 고조' 우려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8일 한국군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방송을 전면 개시한 데 대해 "한국이 자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취하는 여러 대응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확성기 방송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유엔 안보리에서도 새로운 제재를 하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발언은 일본을 방문 중인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이 외신 기자들에게 "단지 (북한의) 미끼에 넘어가고 있다"며 '자제력'을 당부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그만큼 일본이 북한의 핵실험 등 군 전력 증강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스가 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문제와 관련해 "새롭게 강력한 내용의 결의를 신속하게 채택할 수 있도록 관계 각국과 긴밀히 연대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 언론은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주요 뉴스로 다루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NHK는 "한국이 지난해 8월 이후 중단했던 대북 선전방송을 4개월여 만에 재개했다"며 "이에 대해 북한의 반발이 확실한 만큼 한국 측은 군사분계선 인근에 병사와 병기를 증강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은 지난해 8월 대북 선전방송이 재개되자 한국 측에 폭격을 가하고 김정은도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었다"며 "이번도 무력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이 한층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