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외출·외박 통제…산천어축제도 차질 빚나 '촉각'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남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8일 강원 접경지역의 안보관광지 운영도 전면 중단됐다.

군 당국과 접경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됨에 따라 양구 을지 전망대와 제4 땅굴 등의 안보 관광지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고성 통일전망대도 군부대의 요청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철수시켰다.

전망대 매표소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 오늘과 내일 이틀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붙였다.

그러나 운영 중단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전망대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잇따라 발길을 돌렸다.

철원군도 제2 땅굴, 평화전망대 등의 안보 관광지와 DMZ 관광열차 등 안보관광 코스 운영을 중단했다.

금성천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초소와 대면한 화천 칠성전망대도 군의 출입 통제로 관광객들의 방문이 전면 중단됐다.

이와 함께 도내 전방부대 장병의 외출·외박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다만, 휴가 장병은 예정대로 허용된다.

대북 방송 재개를 앞두고 도내 접경지역 주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주민 대피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포근한 날씨 탓에 대부분의 겨울축제가 취소된 상황에서 9일 개막하는 화천 산천어 축제가 대북 문제로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화천지역 주민 김모(54)씨는 "지난해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여파로 외출과 외박 군인에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번 일로 또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라며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을 8·25 남북합의에 대한 중대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날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해 8월25일 낮 12시부로 중단된 이후 136일 만이다.

(철원=연합뉴스) 이종건·이해용·이상학·박영서 기자 =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