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TV 출연한 리춘히 아나운서 > 지난 6일 북한의 첫 '수소탄' 실험 발표를 맡았던 북한 리춘히 아나운서. 사진은 지난해 10월14일 조선중앙TV의 방송70주년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연합뉴스
< 북한TV 출연한 리춘히 아나운서 > 지난 6일 북한의 첫 '수소탄' 실험 발표를 맡았던 북한 리춘히 아나운서. 사진은 지난해 10월14일 조선중앙TV의 방송70주년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모습. 연합뉴스
1일 자정 중앙TV 출연해 새해 인사…4일 김정은 포사격 시찰도 보도
일부 언론에 '이춘희'로 잘못 알려져…73세의 베테랑 女아나운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는 6일 리춘히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리춘히는 이날 분홍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앉아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73세인 리춘히의 기백이 있는 목소리는 여전했으나 과거에 비해 목소리가 많이 떨리는 등 박진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리춘히는 현재 북한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산하 조선중앙TV의 부처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 들어 방송출연 횟수는 많이 줄었으나, 이번 핵실험 발표와 같은 중대 사안은 여전히 베테랑 리춘히가 맡고 있다.

리춘히는 새해 벽두인 지난 1일 자정에 중앙TV에 출연해 "조국 땅에 희망찬 새해가 왔습니다"라며 새해 인사를 올렸고, 지난 4일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올해 첫 군부대 행사인 포 사격 시찰을 직접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리춘히가 김정은 체제 들어 아나운서 활동을 중단했다고 잘못 보도했으나 고령에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중대 고비마다 리춘히가 등장하는 이유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음성 톤을 지니고 있는데다 신뢰감을 심어주는 인상이 돋보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춘히는 과거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망 소식은 물론 2006년 이후 세 차례 핵실험 등 북한의 중대뉴스를 도맡아 국제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리춘히의 방송 스타일을 특별히 선호한 탓에 '김정일의 입'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소식을 혼자서 전담하다시피 했다.

중국인의 호감을 산 리춘히는 수년 전 중국 국영 CCTV의 설 특집방송에 출연해 앵커의 자질 등에 대해 설명했을 정도로 유명세를 누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리춘히 보도 장면에 대해 "칠순의 노장이 등장해 올림이 있고 힘찬 목소리로 적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1943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리춘히는 평양연극영화대학을 졸업하고 1966년 국립연극단에서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5년 만에 배우의 길을 접고 1971년 2월부터 44년째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원(아나운서)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록 있는 방송원'으로 자리 잡은 리춘히는 김일성상과 김정일표창 등 주요 상을 휩쓸다시피 했고, 북한 아나운서의 최고영예인 '인민방송원'과 '노력 영웅' 칭호를 얻었다.

인터넷과 일부 언론에서 '이춘희'라고 잘못 불리고 있으며 남편과 사이에 2남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