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신당 세력, 하나로 통합할 수 있도록 뒷받침"
신당파 통합 논의는 제자리…김한길 역할론 주목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8일께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를 탈당하고, 옛날 민주당 출신인 구(舊) 민주계 인사들도 내주초 탈당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동교동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동교동계는 10~15일 탈당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당겨졌다"며 "권노갑 상임고문이 8일께 먼저 탈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는 좌장격인 권 고문이 별도 배석자 없이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하고, 나머지 동교동계 인사들은 개별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마치 세몰이하듯이 집단적으로 회견에 참석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권 고문이 동교동계 대표로 탈당 선언을 하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이 주도하는 구 민주계에 속한 전직 의원 등 40여명은 내주초 탈당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정 고문이 대표로 탈당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구 민주계와 동교동계는 야권의 특정 신당 세력에 결합하지 않고 제3지대에 머물며 흩어진 신당 세력의 통합을 목표로 물밑 활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인사는 "우리의 목표는 특정 세력에 힘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 신당 세력이 하나로 통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독자 신당을 개별적으로 추진중인 야권 신당세력의 통합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지난 5일 천정배 의원을 만나 통합 논의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지만 천 의원은 일단 독자신당을 추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자신과 천 의원이 통합하고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추진하는 신민당, 원외정당인 민주당 등이 연대하는 소통합을 추진한 뒤 '안철수 신당'과 결합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천 의원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소통합을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며 "일단 우리는 예정된 일정대로 중앙당 창당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소통합의 키를 쥔 천 의원이 부정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박 의원, 박 전 전남지사, 민주당 간 3자 통합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좀더 논의해 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김 의원은 안철수 의원쪽으로의 합류가 예상되지만 야권 통합신당이 빨리 출범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어서 제 세력 간 통합의 구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날부터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신당파와 접촉을 갖고 야권 통합의 진전을 위한 물밑 접촉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서혜림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