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화두는 '민생'…몸값 높아진 '경제통'들이 뛴다
제20대 총선에 경제전문가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민생’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어 경제통 인사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 차원의 영입보다는 경제관료와 기업인 출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사례가 많다. 김무성 대표가 국민공천제를 추진하면서 경선의 문호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경기 분당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이명박 정부에서 금감원장을 지냈다. 노동경제 전문가인 이종훈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 공천권을 둘러싸고 경제전문가 간 대결이 예상된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재도전도 주목된다. 국세청에서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거친 한 전 청장은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당시 충남 서산·태안지역에 공천을 받았지만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한 전 청장이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당초 경북 영천에 무소속으로 등록했으나 최근 새누리당 당적 복귀가 결정됐다.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 연구 최고의 경제전문가, 생산성 전도사’를 자처하며 강원 원주갑에 도전장을 냈다.

김무성 대표 자문그룹 인사들의 도전도 눈에 띈다. 김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서울 서초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고용노동부 1급 출신인 조재정 새누리당 노동 수석전문위원은 4선 중진 심재철 의원의 지역구인 안양 동안을에 출사표를 냈다.

기업인의 도전도 눈에 띈다. 양희권 페리카나 대표는 충남 예산·홍성지역에 도전장을 냈으며,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의 출마설도 이어지고 있다. 한솔그룹과 효성중공업을 거친 임정석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부산 중·동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 총선 전략을 짤 경제통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모두 ‘강한 야당’과 ‘민생’을 강조하면서 경제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최근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 영입설을 두고 문 대표와 안 의원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 교수는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 소장 출신이다.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세운 문 대표는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으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영입했으며 최근에는 ‘벤처 신화’로 불리는 김병관 웹젠 의장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문 대표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역시 경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 영입에 방점을 두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오는 10일께 영입 인물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이계안 전 의원,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자문을 지낸 유종근 전 전북지사는 안 의원 신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