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요정책 직접 결정…큰 틀에선 변화 없을 듯
"단기적으로 대화 분위기 형성 어려움 초래 가능성"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유일 지도체제가 작동하는 북한에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모든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대남노선도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남 협상을 주도해온 김 비서의 사망으로 단기적으로 남북 대화의 추진이 위축되고, 남북관계를 다루는 북한의 태도가 다소 경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30일 "김 비서는 정책 결정자라기보다는 집행자라고 봐야 한다"며 "김 비서의 사망이 북한에 대남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대남 분야에서 김양건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는 말도 많았다"며 "무엇보다 북한은 유일체제가 작동하는 사회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비서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남북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의 죽음은 제한적이나마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양건은 '온건', '대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김양건의 사망은 남북관계 대화 분위기 형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에게 남북관계, 통일문제에 대해 충분히 자기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며 "남북관계에서 북측은 단기적으로 경직된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