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완료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6개월가량 늦어진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4일 “우선협상대상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KF-X 사업 체계개발 계약 협상이 끝났다”며 “오는 28일 KAI와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2년 11월 합동참모회의에서 “KF-X가 필요하다”고 소요를 제기한 뒤 13년 만에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사청은 미국 측과의 KF-X 관련 핵심 기술이전 협상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KAI와의 협상도 6개월가량 늦어진 것을 감안, 2025년 12월로 예정했던 KF-X 개발완료 시기를 2026년 6월로 변경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10년6개월의 개발 기간을 모두 인정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KAI가 2026년 6월까지 총 8대의 시제기를 개발, 제작하는 데 8조원가량을 지급할 방침이다. 2021년 시제기 1호기가 나오면 KAI는 2022년부터 개발시험평가를 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공군이 운영시험평가를 맡는다.

KAI는 기한 내 비행 시제기 6대와 구조 시제기 2대를 제작할 책임을 지게 된다. 구조 시제기는 지상에서 진동, 음향, 주익 비틀림, 전자파 상호간섭 여부, 정비의 용이성 등을 평가받는다. 시제기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방사청은 2024년께 KAI와 KF-X 양산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방사청과 공군은 KF-X 120대를 양산하는 데 9조330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총 8조6700억원의 KF-X 체계개발 예산 중 7000억원가량은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개발과 체계통합을 담당할 국방과학연구소 및 내년 1월 초 출범할 KF-X 사업단의 사업관리비용 등으로 사용된다.

이번 계약은 KAI가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측과 체결한 가계약을 토대로 한다. 인도네시아는 가계약에서 KF-X 개발 비용의 20%를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방사청은 이달 초 미국 측이 KF-X 개발에 필요한 21개 기술을 큰 틀에서 이전해주겠다고 밝힌 이후 KF-X 개발을 전담할 사업단 구성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는 등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