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새정치연합의 광주 텃밭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내현 새정치연합 의원(광주 북을)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지역구 새정치연합 의원 가운데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에 이어 두 번째다. 임 의원이 탈당하면 새정치연합은 광주 국회의원 8명 중 절반을 잃게 된다.

박혜자, 장병완, 권은희, 강기정 의원 등 남은 새정치연합 광주지역 의원 4명 중 당 주류로 분류되는 강 의원을 제외한 3명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하려다 돌연 취소한 권 의원은 지역구에서 의견을 들은 뒤 오는 25일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장병완, 박혜자 의원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장 의원은 고문단 등 중장년층 당직자들을 만나는 등 연령별로 의견을 듣고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 의원도 30일까지 이어지는 의정보고회에서 지역민의 의견을 청취한 뒤 태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당한 새정치연합 호남 출신 의원들이 속속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선 자칫 ‘신당이 새 호남 패권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내년 2월 전까지 국회 교섭단체(현역의원 20명)를 구성하기 위해선 당장 현역의원의 합류가 필요하다.

안 의원의 뒤를 이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유성엽(전북 정읍),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은 모두 호남 출신이다. 인천 부평갑을 지역구로 둔 문병호 의원은 광주 출신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