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개관한 유서깊은 체코국립인형극장에서 우리의 판소리 '수궁가'가 울려 펴지는 가운데 체코의 전통인형 '마리오네트'(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가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공식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문화콘텐츠를 결합한 인형극이 2일(현지시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펼쳐진 것.
박 대통령과 다니엘 헤르만 체코 문화부 장관 등 양국 주요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형극 '다락에서'는 우리나라 극단 '퍼즐'과 체코 인형극 제작자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우리측은 '토끼와 자라'라는 전래동화 콘텐츠에 '수궁가' 가락을 입혔고, 체코의 유명 조형작가이자 인형제작 마에스트로인 야로슬라프 돌레작 작가가 무대에 등장하는 '마리오네트'를 제작했다.

아울러 국제인형극협회가 '2014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우리나라의 문수호 작가, 프라하 음악원을 졸업한 체코의 아티스트 얀 클라스가 인형 조정을 맡았고, 국립체코공연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인 노은실씨가 수궁가를 불렀다.

인형극 공연에 앞서 국립체코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국악원은 우리나라의 '아리랑'과 체코가 낳은 대작곡가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를 협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종 미소를 지으며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 갈채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 스토리와 체코의 인형극이 만나 창의적인 공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양국이 힘을 합하면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 창조 잠재력이 참 크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체코는 전국 어디서나 인형극이 열릴 정도로 인형 왕국의 전통이 있는 나라이고, 한국은 K팝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양국이 가진 문화의 강점과 전통이 융합된다면 앞으로 함께 세계 무대에 뻗어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라하연합뉴스) 정윤섭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