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왼쪽)과 김영삼 전 대통령 유족들이 26일 서울대병원에서 운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김영삼 전 대통령 유족들이 26일 서울대병원에서 운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감기 몸살을 앓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된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애도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1시께 장례식장 밖에서 목례를 하며 기다리고 있다가 김 전 대통령의 관이 영구차에 실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 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고 답례했다. 영구차가 출발하자 박 대통령은 목례하고 영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날 때까지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감기 증세에다 최근 7박10일간 해외 순방 등에 따른 과로가 겹쳐 건강이 나빠졌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주치의는 현재 박 대통령이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계시면 곧 있을 해외 순방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장기간 외부 공기의 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야당인 신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발인제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박 대통령의 고별 인사는 공교롭게도 36년 전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친을 떠나보낸 당시 상황과 닮은 꼴이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