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멕시코가 그동안 중단했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약식 회담을 하고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확인했다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20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을 만나 “한·멕시코 FTA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청했고, 니에토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됨에 따라 멕시코가 한국과 FTA를 추진할 여력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안 수석이 전했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7년 1월 FTA 협상을 시작했지만 양국 간 시장접근 기대차가 커 2008년 6월 이후 중단됐다.

멕시코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 잠식을 우려해 FTA에 반발하면서 멕시코 측이 협상을 중단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월 뉴욕에서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시우 멕시코 외교장관과 면담을 하고 FT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요청했다. 윤 장관은 이날 마닐라에서 마시우 장관을 만나 “한·멕시코 FTA는 양국 관계 전반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조속한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안 수석은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FTA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국은 앞으로 FTA에 대해 상호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일본과 함께 TPP 가입 12개국 가운데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2개국 중 하나여서 양국의 FTA 협상 재개는 한국의 TPP 가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알라룸푸르=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