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위원장 만날 듯…北에 '대화' 적극 유도 관측
'핵·남북관계' 北태도 주목…'대화시늉' 조심스러운 시각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주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방북이 한반도 정세 흐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지난 5월21일 북측의 동의에 따라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돌연 방북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

개성공단 방문 불발 6개월 만에 평양 방문이 성사된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은 지난 1993년 12월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 방북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갈리 전 총장은 서울을 거쳐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환담 및 오찬을 했다.

한국인 출신으로서 반 총장은 재임 기간 첫 방북에서 한반도 평화메신저로서의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기회에 방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 계획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지난 5월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면서 "저는 대화의 힘을 믿고 있다.

대화가 유일하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자임했다.

유엔 수장으로서의 방북인 만큼 반 총장과 유엔의 회원국인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 총장은 김 제1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북측에 국제사회와의 대화의 테이블에 나올 것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북핵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시사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카드를 당분간 접고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선 북측이 반 총장의 방북을 계기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주목된다.

반 총장의 방북에서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정세변화의 촉매제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반 총장의 방북은 남북 간 화해 협력과 한반도 평화협력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북측이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진정성 있는 변화보다 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반 총장 방북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핵 문제나 남북관계에 대해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은 채 중국 등을 의식해 국제사회와 대화하는 '시늉'만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 이후 북중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도 핵이나 남북관계 개선 측면에서 이렇다 할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남북간 '8·25 합의'에 따른 당국회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