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빈집 지역구’에 대한 관심과 경쟁이 뜨겁다. 정계 복귀를 노리는 중진급 정치인과 신인들은 현역 의원과의 마찰을 피해 경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이 공직선거법 등 정치관계법 위반으로 구속 수사 중이거나 의원직을 사퇴·상실한 지역구는 충북 제천·단양, 제주 서귀포, 경북 구미갑 등이다. 제천·단양은 4선을 지낸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금품 수수’ 혐의로, 서귀포는 3선의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법 로비’ 혐의로 각각 지난 12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제천·단양에서는 엄태영 전 제천시장과 김회구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상 새누리당) 등 10여명의 후보가, 서귀포에선 강지용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새정치연합) 등 5명의 후보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성폭행 의혹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의원직을 내려놓은 심학봉 전 의원의 지역구인 구미갑도 TK(대구·경북) 지역 출마를 노리는 여권 후보자들에게 유력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역 의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돼 의정활동이 어려운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경남 의령·함안·합천)과 박기춘 무소속 의원(경기 남양주을)의 지역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의령·함안·합천은 여권에서 조진래 전 의원, 이호영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남양주을에선 이의용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새정치연합) 등이 경쟁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유승우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이천도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등 8명이 넘는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현역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경남 김해을), 강창희(대전 중구), 김회선(서울 서초갑) 의원의 지역구도 총선 전초전에 돌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