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규제개혁장관회의 주재…"규제개혁 성과있지만 여전히 미흡"
"개혁은 시장서 효과 나타날때까지…법령정비로 끝나는게 아니다"
'식용 곤충 쿠키' 간식으로 등장…2차 회의때 식용곤충 범위 확대 건의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위해 사후관리의 중요성과 규제개혁 성과의 대국민 홍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규제 개혁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통계를 들어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CEO들은 이번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 2위로 규제개혁을 선정했는데 동시에 가장 미흡한 정책 2위로도 규제개혁을 꼽았다"며 최근 발표 자료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간의 규제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누적돼 온 규제들이 기업의 활동을 묶어 놓아서 기업인들은 규제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89개국 중에서 4위를 기록했지만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등의 국가경쟁력평가에선 여전히 세계 25위 내지 26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런 결과는 우리가 선진국 수준의 기업 환경과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법령정비가 이뤄졌던 푸드트럭이 영업장소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도 소개하면서 "규제개혁은 관련 법령 정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날 때까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푸드트럭에 대한 규제는 지난해 3월 첫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푸드트럭 제작업체 사장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호소한 뒤 규제 개선이 추진됐고, 박 대통령이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공무원의 태도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근거 없는 구두지도, 접수 거부나 인허가 지연, 소극적 법령 해석과 같은 규제 담당자들의 행태 개선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을) 열심히 해 공개를 해도 (국민이) 그런 게 있는지 모르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그래서 홍보를 통해 국민이 많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정부 당국자가 "관계부처와 협력해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농담조로 "그렇게 간단하게 됩니까.

하하"라고 웃으면서 "하여튼 꼭 되도록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좌중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규제개혁 성과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주도면밀한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김용욱 한국식용곤충연구소 대표가 곤충의 식품 원료 인정에 대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자 "곤충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어떤 곤충을 먹는 지 조사해 안정성이 입증됐으면 그 부분의 규제를 다 풀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차장에게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간식으로 곤충 쿠키가 놓였다는 말을 듣고서는 참석자들에게 "어떠셨어요. 맛이?"라고 묻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때 식용곤충 범위의 확대 건의를 참석자로부터 받고 "식품으로 쓸 수 있는 곤충이 예를 들면 뭐가 있나"라고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를 주재하면서 발표 사례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정부 당국자들에게 선제적인 규제개혁과 부처 간의 협조를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