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6회, 청년 32회, 개혁 31회, 일자리 27회 거론
'교과서' 말미에 짧지만 단호하게 언급…연설 톤 높아져
40분간 A4 13쪽 1만2천200여字 읽어 내려가

박근혜 대통령의 27일 내년도 예산안에 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단연 '경제'였다.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을 설명하고, 법정 시한 내 국회 처리를 요구하는 자리인 만큼 개혁을 기반으로 한 경제 회생과 청년일자리 창출 등 민생을 중심으로 연설을 풀어나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자주 언급한 주요 단어의 횟수만으로도 현 정부의 내년도 국정 운영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올 한 해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로 거듭나도록 기반을 다지는 한 해 였다면, 내년은 경제 개혁과 혁신이 한 층 심화되고 성과가 구체화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를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청년'(32회), '개혁'(31회), '일자리'(27회), '국민'(26회), '혁신'(20회) 등도 주요하게 다루며 국정운영에 관한 의중을 드러냈다.

이밖에 '문화'(18회), '예산'(17회), '공공'(11회) 등의 단어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문 앞머리에서 가뭄에 대한 걱정을 나타낸 뒤 "오늘 단비처럼…여러 현안도 잘 풀려갔으면 좋겠다"고 한 대목은 시정연설 직전까지 원고를 수정했음을 짐작케 한다.

모두 1만2천200여자로 이뤄진 연설문은 200자 원고지를 기준으로는 99쪽, A4 용지에 담을 경우 13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박 대통령은 40분 동안 이를 읽어내려갔다.

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이 정부의 단일 역사교과서 추진에 강력 반발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많은 비중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박 대통령은 연설 끝 부분에 비교적 짧게 거론했다.

최근 쟁점이 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서 '역사'라는 단언 언급 횟수는
총 11번이었으며, '교과서'는 4번, '교육'은 2번 거론됐다.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예산에 초점을 맞추고, 정치·사회 쟁점이 된 역사교과서에 대해서는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박 대통령의 뜻대로 되도록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교과서 공방에 얽매여 경제활성화와 민생경제를 위한 국정 운영이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은 다만 '역사'라는 과거를 배우는 이유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수-진보 진영간 서로 다른 근현대사 해석에 매몰할 게 아니라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잔잔하게 이어오던 연설의 톤이 높아지고, 오른손을 연단 위로 올려 힘을 준 것도 이 대목이었다.

역사 교과서 관련 언급 시간과 분량은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해당 내용을 연설하는 동안은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가 '역사교육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으려는 듯 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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