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가 과도하게 많은 피감기관을 선정해 부실국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8일 제기됐다.

선거·의정 감시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 올해 국정감사 피감기관 수와 질의응답 시간을 분석한 결과, 이번 국감에서는 총 708개의 기관이 감사 대상으로 선정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장시찰을 제외하고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하루 평균 5.79개의 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하루에 20개 이상의 기관을 감사한 사례는 6회, 10개 이상 기관을 감사한 경우는 21회에 달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하루에 여러 기관에 대한 감사를 하면서 ‘수박 겉핥기식’ 국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총 25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감사에서 한 의원이 질의한 피감기관 수는 평균 3.59개에 그쳤다.

이날 감사에서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22명의 의원에게 질의를 받았고 21분53초간 답변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13명의 의원으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해 10분15초간 답변했다.

질의가 일부 피감기관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기관은 질의조차 받지 못했다. 나머지 23개 기관의 답변시간은 각 10분도 채우지 못했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의 이날 답변시간은 총 11초, 김소연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은 3초에 그쳤다.

특히 세종학당재단,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등 7곳은 국감에 출석해서도 질의를 한 건도 받지 못해 ‘병풍 피감기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