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자 노동신문, 체제 선전 내용으로 사실상 도배

북한이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타결된 이후 남한에 대한 비방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고위급 접촉 타결 하루 뒤 발행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6일자에는 대남 비방 내용이 사라지고 대부분 체제 선전 내용 일색이다.

1면 톱 기사로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동상에 인민군장병들과 각계층 근로자들, 청소년 학생들 꽃바구니 진정'라는 제목의 기사가 큼직한 사진과 함께 게재됐다.

불과 하루 전만해도 '선군의 기치를 높이 추켜들고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자'며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호전의식을 고취시킨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변화다.

노동신문은 25일 선군절 55주년을 맞아 1면부터 4면까지 선군절과 관련된 사진과 글을 실으며 전쟁을 선동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0년 8월 25일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한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것을 선군혁명 영도의 출발점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진행되던 지난 24일에도 1면부터 마지막 6면까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과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며 체제 수호를 위한 결집을 촉구하는 글과 사진을 실었었다.

노동신문 논조의 변화는 '새 전쟁도발을 노린 위험천만한 책동'이라는 제목의 26일 논평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논평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한미연합훈련에 나선 미국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남한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는 않았다.

남한과 관련한 것은 "미국은 남조선과 야합하여 우리의 코앞에서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미국은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을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에로 내몰고 있다" 등 간접적인 언급뿐이다.

노동신문은 같은 사안에 대해 지난 23일자에는 남한을 겨냥, "놈들은 지난 8월17일부터는 우리를 겨냥한 위험천만한 핵전쟁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였다"며 원색적이면서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대남 비방을 자제하고 나선 것은 모처럼 맞은 남북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