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을 '대한민국'으로 소개…보수정권 들어 처음

북한도 22일 남북 고위 당국자 판문점 접촉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특히 북한은 관련 보도를 하면서 보수정권 출범 이후로는 처음으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호칭해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 임하는 예의를 표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가 22일 오후 조성된 현 사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관진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판문점에서 긴급 접촉을 가지게 된다"고 타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조선중앙통신보다 약 10분 먼저 고위급 긴급 접촉 소식을 보도했다.

이는 남한 언론이 남북 고위 당국자 판문점 접촉에 대해 보도한 지 1시간30여 분만이다.

그동안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와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매우 발빠르게 보도한 것이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이번 보도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북한 매체는 남한을 '남조선괴뢰'라고 표현했다.

북한 매체가 남한을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보도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뿐이다.

그러나 보수 정권이 출범한 이후 한 번도 대한민국 국호를 쓰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 고위 당국자 접촉을 '국가 대 국가'의 만남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상대를 존중하고 남북 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 매체가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직책을 일일이 열거한 것은 이번 남북 간 접촉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남북은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부터 판문점에서 고위 당국자 접촉을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