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발로 중상 입은 장병,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50대 중년으로서 두 장병의 희생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들에게 무관심하면 앞으로 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려 하겠습니까?”

한 중소기업인이 12일 한국경제신문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의 이름과 회사명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그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다른 고교 동창 두 명과 함께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로 큰 부상을 입은 두 장병을 위해 성금 1500만원을 모았다고 했다. 그러곤 전달 방법을 모르겠으니 한국경제신문이 어떻게든 성금을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는 “북한군의 지뢰 도발로 인해 수색작전에 투입된 하모, 김모 하사가 다리를 잃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지난 11일 오전 카카오톡으로 고교 동창들과 대화하던 중 500만원씩 성금을 내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들의 작은 행동이 국가를 위한 청년들의 희생에 존경과 위로를 보내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젊은이 두 명의 발목이 잘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처음엔 화가 끝없이 치밀었다”며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로 계속 우리 자식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역 의무를 이행하다 불구가 된 두 젊은이는 앞으로 건강이 회복된다고 해도 여러 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의 작은 성금이 마중물이 돼 그들의 미래에 도움을 주는 크고 작은 손길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경제신문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국군 장병의 희생에 더 적극적으로 보상하고, 북한 도발에는 보다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위로 방문해 국가를 위한 희생에는 최고의 존경과 보상을 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으면서 그는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다시 당부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들 기업인의 뜻을 성금과 함께 국방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