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발사고 현장의 피묻은 거즈와 압박붕대 등 응급치료 흔적. 연합뉴스
지뢰폭발사고 현장의 피묻은 거즈와 압박붕대 등 응급치료 흔적. 연합뉴스
“수색대원 모두가 개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필사적인 구출 작전을 벌였다.”

지난 4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물이 터져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사건에 대해 10일 국방부는 이같이 브리핑했다.

작전 시작 시점부터 폭발, 부상병력 후송까지 흘러간 시간은 단 20여분에 불과했다.

사건 당일 오전 7시28분 수색대 병력 8명은 경계작전을 위해 추진 철책이 있는 현장에 도착했다. 선두 대원인 김모 하사가 7시33분 맨 먼저 통문을 통과해 엄호했다. 이후 두 번째로 하모 하사가 통문을 통과(7시35분)하자 통문 북쪽 40㎝ 지점에서 1차 폭발이 발생했다. 문밖으로 한 발자국을 내딛자마자 지뢰가 터진 것이다. 하 하사는 목함지뢰 2발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오른쪽 무릎 윗부분과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다.

대응도 즉각적이었다. 폭발 소리가 나자마자 수색팀장인 정모 중사가 적의 공격으로 판단하고 ‘사주경계’를 외쳤고, 대원들은 경계 태세를 취했다. 병력은 통문을 넘어 북쪽 1m 지점으로 이동해 원형 철조망에 몸이 걸쳐 있던 하 하사에게 응급조치한 뒤 소통문을 빠져나왔다. 그 순간(7시40분) 최초로 통문을 통과한 김 하사가 남쪽 25㎝ 지점에 설치된 지뢰를 밟아 2차 폭발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하 하사를 구조하던 박모 원사와 박모 상병은 몸이 튕겨 나갔다. 이들은 다시 정신을 차려 하 하사를 끌어내 후방 도로로 대피시켰다. 김 하사는 2차 폭발로 오른쪽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정 중사는 2차 폭발로 쓰러진 김 하사를 끌어내 남쪽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1차 폭발 즉시 대원들은 인근 전방감시초소(GP)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고, 이들은 7시50분께 현장에 도착해 부상자를 후송했다. 평소에 도보로 20분 걸리는 거리를 응급도구와 무장을 한 채 15분여 만에 주파한 것이다. 군은 이날 2차 폭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당일 7시40분부터 1분여간의 감시 장비 영상을 공개했다. 부상당하지 않은 병력은 포복을 하고 필사적으로 부상자를 끌어냈고, 나머지 대원은 경계하며 총구를 전방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